2023. 2. 19. 21:08ㆍ카테고리 없음
선물, 옵션 그리고 대여계좌 사용하면서 나는 돌이킬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들었다.
옵션
ELW에서 옵션으로 매매를 변경한 이유는 단순했다.
ELW는 증권사 마다 발행하고 너무 상품이 다양했고 따라서 어떤 ELW는 거래량이 적어서 매매 자체가 어려웠다.
코스피200 지수 옵션은 그에 반해 만기일이 매달 둘째주 목요일로 동일하고 거래량이 많아서 매우 활발히 매매가 되었다.
파생상품을 투자하면서 엄청난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일주일 만에 100~300배 수익이 나는것도 지켜봤고 코스피200 지수가 한방향으로 가지 않고 상승/하락을 번갈아 가면서 1주일만 반복해도 시간가치 감소로 인해 나중엔 외가의 파생상품들은 호가가 움직이지도 않고 꼼짝없이 팔지도 못하고 0원으로 수렴하는 것도 경험을 했다.
그래서 이젠 더 이상 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며 예금에서 뺀 1억을 옵션계좌에 넣었다.
10년 전 그 1억을 어떻게 잃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어떤 시장의 큰 변동이나 큰 이슈가 있지도 않았다.
그저 나는 조금따고 많이 잃고를 반복하면서 내 옵션 계좌는 서서히 말라가고 있었다.
이미 1억을 잃고 다시 1억을 넣어 매매를 하고 있던 나는 이제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때 회사도 그만 두었다.
어차피 영업실적에 따른 수수료가 급여의 대부분 이었기 때문에 하루종일 컴퓨터에 앉아서 매매를 시작한지 1년이 넘어가면서 더 이상 영업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 소위 말하는 전업매매자가 되어 버린것이다.
고정 수입이 없이 매매로 먹고 살아야 하는 전업매매자...
나는 늪에 빠지고 있었던 것을 그때는 몰랐다.
1억으로 매매를 하면서 매달 내 계좌는 쪼그라 들고 있었다.
고정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매매 수익도 없었기에 옵션계좌의 투자금을 빼서 생활비에 보태야 했다.
결국 6개월후 내 계좌는 0이 되었다.
선물
ELW와 옵션으로 2억을 잃고 난 후 나는 선물 매매를 시작하게 되었다.
ELW와 옵션의 시간가치 감소로 인한 손실의 위험 없이 매수 매도에 따라서 1틱에 2만5천원이 정확히 움직이는 선물매매에 마지막을 걸었다.
만기일 까지 시간가치 감소로 인한 가격하락이 없는 코스피200 선물은 매력적 이었다.
그러나 증권사 본계좌로 매매 할 수 있는 수량의 한계가 있었다.
2억을 잃고 내 수중엔 현금 자산이 없었다. 나는 내 연금보험과 종신보험을 해약했다.
그 해약 환급금 약 6천만원을 가지고 선물 매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선물 1~3개 밖에 매매를 할 수 없는 증권사 본계좌에 실망한 나는 대여계좌란 것을 알게되었다.
대여계좌
2011년 ~2012년. 대한민국 파생시장은 대여계좌의 시대였다.
그 당시엔 워낙 많은 개미들이 대여계좌를 사용했고 돈을 잃고 있었기 때문에 입금 못해주고 잠적하는 대여회사는 적었다.
오히려 입금을 빨리 잘 해줘야 회원이 늘어나고 자신들의 수익도 늘어나기 때문에 대여계좌들은 회원 유치에 안달이 나 있었다.
한국의 파생시장이 승수제로 인해 쪼그라들고 개인투자자들이 파생판을 떠나면서 그 후에 대여계좌 사기꾼들이 대거 나타나게 된 것이다.
나도 증권사 본계좌로 할 수 있는 선물매매 수량의 한계가 있어서 대여계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거기서 나의 마지막 비극이 시작되었다.
아무래도 사고의 위험때문에 대여계좌에 수천의 돈을 넣고 매매하기는 위험했다.
500만원에서 1천만원을 입금하고 레버지를 활용해 10계약~20계약의 코스피 200 선물매매를 시작했다. 문제는 나는 기법과 심법이 모두 부족했다.
2억을 잃고 나서는 나름대로 공부하고 연구하고 차트공부도 하면서 실력을 쌓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이미 2억을 잃고 고정수입도 없는 상태에서 매달 지출해야할 비용은 눈에 아른거리면서 이미 나의 심법은 무너져 있었다.
또한 대여계좌의 가장 문제점인 로스컷! 손절시기를 놓치고 어~어~ 하다가 순식간에 500만원을 로스컷 당하고 나면 나는 지금 지옥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것인가 하는 좌절감과 자괴감으로 나의 영혼은 무너져 가고 있었다.
돌이켜 보면 대여계좌 사용이 나의 가장 큰 실수라고 여긴다.
김정일 사망 발표 당일날 MIT로 손절을 걸어놨어도 손절은 되지 않았다.
순식간에 2분만에 800만원이 로스컷 되었다.
그 트라우마로 인해 대여계좌 사용후 진입을 최저가에 아무리 잘했어도 크게 수익을 내지 못했다.
조금만 수익이 나도 팔아 버리는 새가슴이 되어 버린 것이다.
"손실은 적고 수익은 많게" 에서 "손실은 로스컷, 수익은 20만원" 이 되어 버린것이다.
나는 늪에 빠져버렸다.